아무 말도 내지 말라 2015.03.15 <div> 지난 기도회에서 나누려고 했던 본문이 있었습니다. 여호수아서 6장 10절입니다.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너희는 외치지 말며 너희 음성을 들리게 하지 말며 너희 입에서 아무 말도 내지 말라.” 그런데 당일 기도회가 너무 뜨거웠습니다. 얼마나 뜨거웠는가 하면 설교할 틈이 없을 만큼 뜨거웠습니다. 정말 그래서 설교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말씀은 좀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이 제 안에 있습니다. 그래서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br /> <br /> 오늘 본문의 배경은 잘 아시는 것처럼 여리고성 전투입니다. 가나안에서의 첫 전투였지요. ‘역사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그런 전투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중차대한 전투 앞에서 이상한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첫째는 모든 군사들로 하여금 여리고 성을 두르고 매일 한 번씩 돌되 엿새 동안을 그리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더욱이 일곱째 날에는 성을 일곱 번 돌라고 하십니다. 사실 우루루 몰려가서 벽돌 한 장이라도 더 망가뜨려야 할 마당에 얌전히 성을 돌라니요! 짐작컨대 하나님은 성을 돌으라고 하셨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정신이 돌아버릴 지경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명령하신 하나님의 뜻은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간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격한 하나님의 승리를 의도하신 것이겠지요. 이스라엘 백성 편에서 승리의 어떠한 요소라도 찾을 수 있었다면 사람들은 여리고성에서의 승리를 자신들의 덕으로 돌렸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두 번째의 명령은 좀 더 이상합니다. 소리를 내지 말라고 하신 그 명령 말입니다.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실 고대의 전투에서 함성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적을 제압하고 상대에게 겁을 주는 역할을 했으니까요. 그런데 침묵하라니요! 하나님의 명령에 오히려 이스라엘 백성들의 사기가 떨어질 참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하나님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아마 잠잠하라고 하지 않으셨으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부지런히 떠들었을 것입니다. 무엇을 말했을까요? 아마도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부정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상한 명령에 대한 불평, 새 지도자 여호수아에 대한 불신, 반복되는 행군에 대한 원망 등이지요. 그리고 그 말들의 홍수 속에서 하나님의 공동체는 서로 악영향을 나누며 끝없이 추락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코 그 중요한 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br /> <br /> 교회는 영적전투를 함께 감당하는 신앙 공동체라는 말씀을 몇 번의 설교를 통해 나누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공동체 안에서 들려지는 서로의 말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데 그 말은 어떤 말들이던가요? 우리로 승리케 하는 말들인가요? 아니면 우리를 망하게 하는 말들인가요? 어쩌면 주님은 오늘도 ‘아무 말도 내지 말라.’ 말씀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육체들은 여호와 앞에서 잠잠하라" (슥 2:13).</div>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