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다니에서 온 편지 (53) 정든 베다니를 떠나며 2021.04.10 <div> <div>베다니에서 온 편지 (53)</div> <div> </div> <div>모처럼 글을 씁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짧게라도 교인들과 교감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몇 자 적게 되었습니다. 주중에 목양실을 정리하는 바람에 지난 며칠은 교회 식당에서 사무를 보았습니다. 사실 지금도 그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사실 이사라는 것이 다 그렇듯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처리를 해야 하니, 주일에 큰 짐들을 옮기고 나서도 끊임없이 일거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정리가 다 되었습니다. 지금 여기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몇 개의 물품이 남은 짐의 전부입니다.</div> <div> </div> <div>당장 내일부터 낯선 장소와 시간 속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합니다. 교인들께서도 그러실 줄 압니다. 하지만 또 달리 생각해 보면 감사한 점도 참 많이 있습니다. 더욱이 인간은 적응을 하는 존재니까요. 시간이 해결해 주는 부분도 많이 있을거라 여겨집니다. 서로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이 시간들을 넉넉히 이겨내길 바랍니다.</div> <div> </div> <div>엊그제 큐티를 하다가 출애굽기 2장 3-4절 말씀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기 모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더 숨길 수 없게 되매 그를 위하여 갈대 상자를 가져다가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고 아기를 거기 담아 나일 강 가 갈대 사이에 두고 그의 누이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려고 멀리 섰더니.”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모세의 부모가 갈대 상자에 아기를 담아 갈대 사이에 두는 장면이었습니다. 그 누이의 등장 장면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되는지 알려고 멀리 섰더니.” 본 교회가 어쩌면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이제 믿음으로 어떻게 되는지 알려고 서 있는 것 말입니다. 주께서 어떻게 하실지 지켜보는 것 말입니다. 바라기는 모세의 경우처럼 우리의 경우도 하나님의 멋진 인도와 역사하심이 있기를 원합니다.</div> <div> </div> <div>저는 이제 이곳에서의 마지막 퇴근을 준비합니다. 먼저 가방을 챙겨 두고, 예배당에서 찬양과 기도를 좀 하려고 합니다. 어디에나 계신 하나님이시지만 마지막으로 이곳에 계신 하나님과 교제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과의 좋은 추억이 너무 많은, 여전히 아름다운 이 마당을 좀 거닐겠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정리되면 저 대문을 나서 집으로 향하겠습니다. 새롭게 펼쳐질 시간으로, 주께서 인도하실 공간으로 믿음의 걸음을 내딛겠습니다.</div> <div> </div> <div>남보현 목사 </div> </div>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