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다니에서 온 편지 (50)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2021.02.18 <div> <div>베다니에서 온 편지 (50)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div> <div> </div> <div>탈모(脫毛)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내일이면 한 달이 됩니다. 처음에는 머리를 심으려 했으나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너나없이 먹는 약이 먼저라고 하여 그렇게 했습니다. 친구의 소개로 발모(發毛) 간증(?)이 많은 병원에 가 약을 타 온 후, 아침에는 약을 먹고, 밤에는 약을 뿌리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경우에는 부작용이 없고, 오히려 기존의 모발이 굵어지는 것이 느껴질 뿐 아니라, 여기저기 없던 솜털이 자라나는 것이 보여 무척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넉 달 정도가 지나면 누구나 알아 볼 수 있을 정도가 된다고 하니 내심 기대는 됩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이쯤 되다보니 머리카락에 대한 저의 마음이 이전과는 사뭇 다릅니다. 무엇보다 한 올 한 올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예전과는 달리 새치라 하여 뽑는 법이 없고, 눈에 거스른다고 하여 자르지도 않습니다. 머리 감는 것도 조심조심, 심지어 먹는 것도 신경을 쓰며 조신하게 살게 됩니다. 참 흥미로운 변화입니다.</div> <div> </div> <div>사실 저는 머리숱이 굉장히 많았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탈모 기미가 보이기 시작할 때도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가진 자의 오만이랄까요? 그런데 그 안이함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증상이 계속됨에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 어떤 관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야 안 되겠다 싶어 관심을 가져 보는데, 놀랍게도 여기저기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또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들이 참 많았습니다. 좀처럼 후회가 없는 편인데 솔직히 이번에는 후회가 되었습니다. 진작 관리할 걸 하는 후회 말입니다.</div> <div> </div> <div>이번 일로 관리(管理)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관리는 ‘시설이나 물건 또는 심신(心神)의 유지와 개량을 꾀함’을 뜻합니다. 시설을 관리해 보니 관리가 잘 된 시설과 그렇지 않은 시설은 금방 알아보게 됩니다. 물건도 관리가 되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심신(心神)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리가 되는 마음과 그렇지 않은 마음, 관리가 되는 몸과 그렇지 않은 몸. 이것들은 서로 다른 결과를 우리 일상에 가져다줍니다. 물론 관계나 재정 등도 마땅히 관리되어야 할 것들입니다. 하지만 목사로서 한 가지를 덧붙이자면 ‘신앙의 관리’라 하겠습니다.</div> <div> </div> <div>참으로 우리의 신앙(信仰)에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냥 두면 쉬 망가지게 됩니다.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그 귀한 신앙,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마침 근무했던 군부대 안에 있던 수송대 벽면의 페인트 글씨가 생각납니다.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 이 문구야 말로 이 글의 마무리로 적절할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더욱 더 우리의 삶과 신앙을 닦고, 조이고, 기름 쳐서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여전히 보기 좋고 쓸만한 인생 되시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div> </div>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