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다니에서 온 편지 (30) 원망하지 않습니다! 2020.09.17 <div> <div> <div>베다니에서 온 편지 (30)</div> <div> </div> <div>원망하지 않습니다!</div> <div> </div> <div>특수부대 출신이 아니어서 군대 얘기는 잘 안합니다. 그런데 요즘 자꾸 생각나는 군대 일화가 있습니다. 살짝 고민은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자매님들께서 싫어하시는 군대 얘기니까요. 하지만 결국 합리화에 성공했습니다.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는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div> <div> </div> <div>처음으로 유격훈련을 받게 되었습니다. 훈련병 입장에서는 훈련으로 포장된 가혹 행위 정도? 일단 훈련장의 차가운 공기와 조교들의 눈빛에 기가 죽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유격(PT)체조. ‘Physical Training’의 약자이니 ‘육체 단련’ 정도 되는 것인데, 그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사실 누구라도 14개의 체조 동작을 종일 반복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조교들은 훈련병들을 농락하는 수준으로 다룹니다. 몸도 마음도 빠르게 지쳐갑니다. 그리고 온갖 구호와 함성, 명령과 엄포, 훈련과 얼차려가 반복되는 그곳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바로 원망입니다.</div> <div> </div> <div> <div>조교가 횟수를 말하고 마지막 구호는 외치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직전에 숫자를 바꿉니다. 그러면 정신없는 수 백의 훈련병 중에 누군가는 반드시 틀리게 되어 있습니다. 거의 100%입니다. 그걸 노리는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실수를 빌미로 훈련을 계속하니 사람들은 틀린 동료를 원망합니다. 하루 종일 그런 일이 반복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는 험악해집니다. 여기저기서 욕지거리가 들립니다. 바로 그 때였습니다. 제 옆을 지나던 한 조교가 나지막히 말합니다. “동료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오늘 훈련, 어차피 예정된 시간까지 계속됩니다.” 아, 너무나 당연한 얘깁니다. 그런데 일종의 깨달음이 몰려옵니다. 누워서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 아무도 안 틀렸다고 훈련이 끝나진 않습니다. 어차피 정해진 시간까지 굴러야 끝이 납니다.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놀랍게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이젠 누가 틀려도 원망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았습니다.</div> <div> </div> <div>어려운 시대를 살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원망이 있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이 시절을 그렇게 보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큰 손해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어차피 때가 되면 이 모든 일은 끝이 날 것입니다. 그 때까지 어떤 마음의 자세로 살아갈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부디 믿음의 관점에서 이 날들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div> <div> </div> <div>전도서 3장 8절,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div> <div> </div> <div>남보현 목사</div> <div> </div> <div>오늘의 찬송 : 487장 어두움 후에 빛이 오며<br /> 오늘의 기도 : 어려운 때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눈을 갖게 하소서</div> </div> </div> </div>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