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다니에서 온 편지 (29) 인내가 필요한 세월 2020.09.09 <div> <div>베다니에서 온 편지 (29) 인내가 필요한 세월</div> <div> </div> <div>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무언가 참고 견디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동네마다 공중목욕탕이 있을 때, 일요일이면 아버지와 목욕을 가곤 했습니다. 아버지는 세신사(당시 때밀이) 아저씨에게 저를 맡기시기 전에 꼭 온탕에 들어가 있게 하셨습니다. 사실 아주 고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엄한 아버지께서 탕에서 나가질 않으시니 곁에서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행히도 그곳의 시간은 참 더디 갑니다. 그러다 온 몸이 벌겋게 익으면 아버지는 “이제 100을 세고 나가라.”고 하셨습니다. 일종의 복음이지요. 저는 지체하지 않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열 번 반복하고 냉탕으로 갔습니다. 저는 그렇게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목욕탕에서 배웠습니다.</div> <div> </div> <div>초등학교 때, 하루는 체육선생님께서 “오늘은 오래 달리기 연습이야. 수업 끝날 때까지 뛴다!”라고 하십니다. 아이들은 혼란과 원망의 눈초리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부터도 ‘좀 뛰다 말겠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아니었습니다. 당장 몇 바퀴를 돌자, 여자 아이들부터 이탈자가 나왔습니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걸음을 멈춘 친구들은 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스탠드로 갔습니다. 문제는 남자 아이들이었습니다. 그 ‘자존심’이 문제였습니다. 표정은 심각하고 숨소리는 한없이 거친데 그만 두질 않습니다. 걷는지 뛰는지 구분도 안 될 지경인데 멈추질 않습니다. 하지만 20바퀴가 넘어가자 남자 아이들도 포기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친구들이 여전히 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곁에 있던 친구를 꼬셨습니다. 그러자 친구가 말합니다. “딱 한 바퀴만 더 돌자!” 왠지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바퀴를 더 돌았습니다. 친구가 또 말합니다. “진짜로 한 바퀴만 더 돌자!” 이놈이 몇 번을 그랬는지 모릅니다. 그 때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때, 갑자기, 마침내, 운동장 가득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잊을 수 없는 ‘인내의 추억’입니다.</div> <div> </div> <div>요한계시록 14:12, “하나님의 계명과 예수를 믿는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에게는 인내가 필요하다.” 요즘 같은 세월, 어쩌면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씀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오늘 하루를 또 인내해야 하는 우리에게 주님의 선한 도우심이 있길 바랍니다. “한 바퀴만 더 돌자!” 어린 시절 친구의 목소리가 귀에 선합니다.</div> <div> </div> <div>남보현 목사</div> <div> </div> <div>오늘의 찬송 : 337장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div> <div>오늘의 기도 : 믿음의 인내로 이 세월을 이기게 하소서</div> </div> 목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