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다니에서 온 편지 (10) 일상, 특별한 일 2020.05.21 <div> <div>베다니에서 온 편지 10</div> <div> </div> <div>‘일상’이라는 말이 새롭습니다. 사전을 보니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겠지만 왠지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 머릿속에는 ‘매일 반복되는 특별한 일’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div> <div> </div> <div>사람은 무엇이든지 있을 때 그 가치를 모르고, 없을 때야 비로소 깨닫는 경향이 있어 보입니다. 지난 일이지만, 치열했던 부사역자의 삶을 내려놓고 유학길에 올랐을 때, 홀가분한 마음이 컸습니다.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낸 후였습니다. 몸도 맘도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그래서 계획된 2년 동안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목회의 현장을 떠나서 매일 책이나 보고 있자니 이내 지난 시절이 그리웠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현장에 계신 목사님들이 부럽기만 했습니다. 벤치에서 감독의 호출을 기다리는 선수처럼 주님만 바라보며 부르실 날을 손꼽았습니다. 시편 123편 2절, ‘상전의 손을 바라보는 종들의 눈 같이, 여주인의 손을 바라보는 여종의 눈 같이 우리의 눈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기다리나이다.’</div> <div> </div> <div>귀국 후, 목회의 길이 다시 열렸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그 때는 연료를 가득 채우고 엔진 굉음을 내며 출발선에 서 있는 자동차 같았습니다. 회복된 몸과 마음에 열정도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여 어느새 개척 7년 차, 한마디로 감사하고 행복한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목회의 현장이야 말로 ‘독특한 험지’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외상보다는 내상이 많은, 그래서 사람들은 잘 모르는 아픔을 가진 자리. 사명이란 이름의 원형 경기장. 문득 전인적 회복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럴 즈음 코로나가 찾아왔습니다. 사실 예배가 중단되고 모임들이 취소되었을 때는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나 억지로 두 달 정도의 느슨한 시간을 보내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단 마음에 약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상의 목회에 대한 간절함이 다시 생겼습니다. 잊고 있던 가치를 깨닫고, 또 한 번 힘차게 달리고 싶다는 마음, 기대하지 않았던 ‘코로나 나비효과’였습니다.</div> <div> </div> <div>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이었던 일상은 이제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전보다 더 감격된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할 줄 믿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잊고 있던 고귀한 것들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실 수 있길 원하며 ..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div> <div> </div> <div>* 오늘의 찬송 : 찬송가 383장 눈을 들어 산을 보니</div> <div>* 오늘의 기도 : 일상에 감사하며 최선의 삶을 살게 하소서.</div> <div> </div> <div>남보현 목사</div> </div> 목록으로
